우리가 모르는 것들 / 이경식
…태어날 때부터 움직일 수 없었던 사람,
36년만에 처음으로 바깥 나들이를 할 수 있었다
어느 봉사자의 사랑이라는
…배려에 의해
포장마차에서의 오뎅 한 조각이 삶을 느끼게 해주는 환희였고
자판기의 커피 한 잔이 곧 살아있음을 실감케 해주는 경이로움이었다
< 우 우와, 정말…… 조 오타……. >
보기에도 참으로 감동적이였던 그날의 탄성은
차라리 가슴이 시리도록 싱그러웠던
…그 날
…어떤 한 사람의 해맑았던
그 웃음은…….
…그 날의 봉사가
좀 더 사려가 깊은… 다른 것일 수만 있었더라면
단 한 번의 관심으로 끝나버리고 만… 그 외출만 아니었더라면
…스스로 외출할 수 없는 간절함에 지쳐
평온했던 영혼마저
…병들진 않아도
……좋았을 텐데,
진정으로 상대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 줄 모르는
친절과 봉사가 얼마나 무지한 희생이며
계속될 수 없는 관심과 사랑이 얼마나 잘못된 배려인지를
< 갓 태어난 아이에겐 꿀이 아닌 젖이어야 하듯이……. >
우리는 얼마나 많은 허영을 지니고 있는가
나눔과 희망이라는
그 빛 좋은 허울속에서……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