세상과 나 / 이경식
말은 많고 행동은 없는
알면서도 느낄 줄은 모르던
…백치 같은 가슴
나는 심히 나약하고 나 밖에 모르는 스스로의 틀 속에 갇혀서 살다가
어느 날, 너를 보며 내 속에 또 다른 내가 있음을 알았다
나에게 만약 용기가 있었다면 그림자처럼 따라온 현실쯤은
허물을 벗듯 떨쳐버릴 수도 있었건만……아
어제는 있고 오늘은 없는
살면서도 내일은 볼 줄 모르던
…바보 같은 마음
우연의 바람 지나다 어느 차가운 가슴에 잠시 부딛쳐
바람도 가슴도 어쩌지 못 할 작은 운명을 만들어 내던 그 날을
필연이라 여기며 잡을 수도 있었건만
이기지 못 할 현실임을 알아버린 마음은
세상이라는 길 위에서 떨어져 나와
고독이어도 좋을 외로움처럼……아
서있을 수 밖에는 이렇게 홀로
…하염없이 서있을 수 밖에는
.